고단백질 사료가 좋을까? -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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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닭가슴살 좋아하시나요?
저는 흔히 말하는 퍽퍽살은 선호하지 않습니다만, 운동하는 분들은 닭가슴살을 즐겨 드시는 것 같아요. 근육의 주요 구성 성분이 단백질이기 때문에 “고단백질 음식을 먹어야 근육을 키울 수 있어” 라는 이유 때문이겠지요.
같은 이유 때문은 아니겠지만 보호자분들한테도 “고단백질 사료가 좋아” 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는 것 같아요. 저는 현재 미국에 거주중인데, 최근에 아래 사진과 같이 ‘반려동물을 위한 단백질’ 이라는 이름의 펫샵도 보았어요.
어떻게 보호자분들은 고단백질 사료가 좋다라는 인식을 갖게 되었을까요?
과연 고단백질 사료가 정말로 좋은걸까요?
아래 목차에 따라 차례대로 내용을 업로드 할 예정이에요.
- 단백질 개요
- 나이 및 활동량에 따른 단백질 요구량
- 고단백질 사료의 장단점 및 오해
고단백질 사료가 좋을까? - 1 (개요)
단백질은 왜 중요한가요?
본격적인 내용에 들어가기에 앞서, 단백질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 드릴게요.
단백질은 매우 중요한 영양소에요. 근육과 장기를 포함하여 동물의 신체 대부분은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어요. 또한 신체가 정상적으로 기능하기 위해 중요한 호르몬과 효소들도 단백질로 만들어져요.
단백질은 아미노산으로 이루어져있어요. 단백질은 섭취 후 소화기관에서 아미노산으로 분해되는데, 이는 새로운 형태의 단백질로 재조합 되거나 에너지원으로 쓰일 수 있어요.
식이 단백질마다 아미노산의 종류와 양이 달라요. 예를 들어 닭고기에는 트립토판이라는 필수 아미노산 함량이 많은 편이랍니다.
필수 아미노산은 체내에서 합성되지 않아서, 댕냥이들이 특정 단백질을 섭취해야지만 얻을 수 있는 아미노산을 의미해요.
이 필수 아미노산이 몸에 부족하면 문제를 일으킬 수 있겠죠?
따라서 미국 사료 관리 협회 (AAFCO) 에서는, 사료 내 최저 단백질 함량 뿐만 아니라 최저 필수 아미노산 함량에 대한 기준치도 제시하고 있습니다.
단백질은 얼마나 필요할까요?
위에서 언급이 되었던 AAFCO 라는 단체에 대해서 먼저 설명 드릴게요.
AAFCO는 미국의 사료 회사들이 모여서 만든 협회로, 사료 생산 및 영양소 관련하여 자체 기준치를 제시하고 있어요.
AAFCO 는 법적인 규제를 내리는 기관은 아니지만, 미국의 주정부(state governments) 및 지방정부(local governments)와 연계되어 운영되고 있어요. 그렇기에 미국 내 대부분의 사료 회사들은 이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고 있습니다.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해, 사료의 영양 성분 함량을 해석하는 방법을 먼저 알려드리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반려동물 먹거리에 관심이 있는 보호자라면 건조중량 (Dry Matter Basis: 이하 DMB)라는 용어를 들어 보셨을 거예요. 이는 사료에 수분이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고 가정했을 때, 그 사료에서 특정 영양소가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냅니다.
반면, 제가 위에서 언급한 g/100 kcal 는 칼로리를 기준으로 영양성분의 함량을 이해하는 에너지 밀도 (Energy Density: 이하 ED) 라는 개념으로, 저와 같은 수의 영양학 전문가들이 더 선호하는 수치입니다.
조금 더 정확하게 영양성분 섭취량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이해하기 쉽도록 예를 들어볼게요.
아래 두 사료는 DMB 기준으로는 같은 단백질 함량을 가지고 있지만, 사료 100kcal 당 제공하는 단백질 함량은 많이 차이가 납니다.
‘주치의 선생님이 우리 집 뚱냥이가 살을 빼기 위해 하루에 200 kcal 만 먹어야 한다고 권장했다’고 가정해 볼게요.
이때, DMB 기준으로 보면 ‘체중 감량 처방식 OM’과 ‘응급 처방식 CN’ 모두 단백질 함량은 41% 정도로 거의 동일해 보이지요?
그런데, 실제로 섭취하는 단백질 함량은 엄청난 차이를 보입니다!
‘체중 감량 처방식 OM’의 경우 100kcal 기준으로 13 g 의 단백질을 제공하는데, ‘응급 처방식 CN’은 8.23 g 의 단백질만을 제공하니, 총 9.54 g 이나 차이가 나는 것이죠.
즉, 실제로 얼만큼의 영양 성분을 섭취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밀도를 이해하고 계산하는 것이 정확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음 2 편에서는 ‘나이 및 활동량에 따른 단백질 요구량’ 에 대해서 다뤄 볼게요.